북한 정세 자료실
北 국경에 건물 짓고, 中 세관에 상점 입점...정상회담으로 신압록강대교 개통 임박?(출처: 한국일보)
- 작성일2025-10-15
- 조회수9
입력: 2025. 9. 11.
대교 옆 7층 규모 건물 완공...국경 업무 추정
정부 "김정은, 연초 대교 개통 준비 지시"
북중 무역 '미세혈관' 단둥 화물 흐름 활발
단둥역엔 '국제여객용 대합실'도 준비 중

9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바라본 북한 신의주의 새 건물이 외견상 완공된 모습이다.
세관·출입국 관리 등 국경 업무 시설로 추정된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북한이 북중을 잇는 신압록강대교의 북측 지역에 국경 업무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을 최근 완공했다.
신압록강대교의 중국 지역 쪽에 위치한 신규 세관 시설에는 상점도 입점하기 시작했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다리로,
양국 교역 활성화를 위해 지어졌지만 지난 10년 넘게 개통되지 않았다.
그런데 신압록강대교 양쪽에서 개통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최근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 9일, 한국일보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신압록강대교 인근에서 맞은편
북한 측 교각 주변을 관찰한 결과 옥상까지 갖춰진 완공된 형태의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외견상 7층 높이의 건물로 보이며, 2층 높이 저층 건물도 바로 옆에 건설이 마무리된 모습이었다.
내부 공사를 마쳤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10일 정부 관계자는 본보에
"연초 김 국무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 개통 준비를 지시했으며
이후 북한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압록강대교와 가장 입접한 북한 지역에 건물이 세워진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세관·출입국 관리 등 국경 관리 업무에 쓰이는 용도로 추정된다.
다만 통일부가 지난 3월 위성사진을 통해 분석한 신압록강대교 북부 세관 시설 추정 공사지역에는
포함되지 않는 구역이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이 대교 북측에 17만2,500㎡(약 5만2,000평) 정도로
추정되는 대규모 세관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압록강대교 부근을 북한이 활발하게 정비하는 정황은 대교 개통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7월 18일 해당 건물은 5층까지만 올라간 상태였는데, 두 달 동안 꾸준히 작업해 옥상까지 건설된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교 북측에서)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인 모습으로 보아 대교 개통을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관 지역 역시 건물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인 것이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압록강 건너 북한 신의주에 건설 중인 새 건물.
5층 정도까지 지어진 후 상부에 철골 구조물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습이다. 독자 제공

그래픽=박종범 기자
중국 측 세관 상가에는 '편의점' 입점

9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중국 측 세관 건물 1층 상가에 편의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내부에는 물건을 진열할 선반과 결제를 위한 QR코드가 보인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북한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국경을 전면 봉쇄했다. 2022년 단둥-신의주 간 화물 열차 운행은 재개됐지만,
본격적인 인적 왕래는 끊긴 상태다. 우리 당국은 '중국인 북한 관광 허용'과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북중 관계 개선의 주요 징표로 본다. 북중 간 어느 쪽이 미루고 있는 것인지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각의 사안은 5년, 11년째 답보 상태다.
하지만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중 국경 문제가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번지는 모습이다.
달라진 기류는 중국 측에서도 관측된다.
중국은 대교를 지으면서 인접한 전싱구에 15만㎡(4만5,000평) 상당 새 세관 시설을 신축했지만,
수년째 '유령 시설'로 방치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코로나19 국경 봉쇄,
그리고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여러 대외적 여건으로 대교 개통이 지연되고 북중 무역이 표면상 끊긴 탓이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중국 세관 구역의 문주. '중화인민공화국단둥구안'이라고 적혀 있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그런데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던 중국 측 세관 상가에 최근 상점이 입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9일 찾은 세관 건물 1층 상가에서는 편의점이 새롭게 영업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리점(편의점)'이라는 업종을 표시한 초록 간판에는 술과 담배, 일용품 등 취급 항목이 적혀 있었고,
안에는 물건을 진열하는 선반도 설치됐다. 결제를 위한 QR코드도 구비돼 있었다.
'중화인민공화국단둥구안'이라고 크게 적힌 세관 구역 입구 문주도 최근 새 단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평소 불을 꺼두지만, 8일 밤에는 조명을 밝게 밝힌 모습도 관찰됐다.
복수의 소식통은 "편의점이 영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건 북중 정상회담 전후 최근 1~2주 사이의 변화"라면서
"건물에 곧 사람이 드나들며 업무를 개시할 조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경이 분주해진 시점도 공교롭다.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방중하고,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북중 경제협력'을 논의할 무렵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군사관료를 대동했던 지난 4차례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북중 경협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관료를 대거 대표단에 포함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인 쌍십절(10월 10일)과
내달 6일 북중 수교 기념일을 계기로 북중 관계에 대한 과감한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공사) 속도를 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2~4일 중국 방문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시 주석이 마련한 연회에 참석한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단둥역에는 '국제여객용 대합실'

9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내 물류 창고에 화물을 실은 트럭이 진입하고 있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화물 야적장에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물건을 싣기 위해 정차하고 있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단둥 시내 미세혈관처럼 퍼져 있는 화물 차량의 움직임은 북중 무역 관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중국의 대(對)북한 무역의 70% 이상이 단둥을 통한다.
대북제재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한동안 파리를 날렸던 야적장 인근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가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화물차 십수 대가 물건 상하차를 위해 정차해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10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단둥역 역사 2층에 국제여객 승객을 위한 대합실을 알리는 표지판과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대합실로 향하는 계단은 출입을 막아 뒀지만, 전광판의 '출입국 통로'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으로 출입국하는
여객열차용 대합실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단둥=이혜미 특파원
여객열차 개통의 징후도 보인다.
10일 단둥역 내부 2층에는 '국제여객용 대합실'을 안내하는 표지판과 전광판이 설치돼 있었다.
아직 시설 준비 중인 듯 입구를 막아 뒀지만, '출입국 통로'라는 전광판 표지를 통해 북한으로
출입국 수속을 밟을 수 있는 시설임을 알 수 있다.
지난 5일 일본 교도통신은 "단둥역에 국제여객열차용 대합실이 신설됐다"며
"북중 여객열차의 운행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8일 압록강 철교 인근에서 만난 여행사 직원 루모씨는
"두 지도자가 만났으니 내년에는 중국인들이 북한을 관광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복원된 북중 관계를 상징하듯,
조만간 대교 개통 등 관련 행사가 공동으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 및 경제 교류가 의제로 다뤄진 것은 새롭게 단장한 세관을 통한 규모 있는
교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대교 개통이 임박해졌다는 점에서 중국은 대북 제재를 무시하고
북중 경협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실무 논의 등을 위한 중국 측 고위급 인사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는지 두고 봐야 더 확실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조중우의교 위를 화물을 실은 트럭이 달리고 있다.
단둥=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