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안보동향
북한-이란 '핵 커넥션' 빨라진다...중동 '핵 도미노' 우려
- 작성일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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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란 '핵 커넥션' 빨라진다...중동 '핵 도미노' 우려

지난 4월 21일 친정부 시위가 열린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엥겔라브(혁명) 광장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탄도미사일을 전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AP
지난 2월 28일 전 세계 제1위 군사대국인 미국과 중동지역 제1위 군사강국인 이스라엘의 연합군이 이란을 겨냥하여 전격적으로 개시한 ‘장대한 분노 작전’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유는 거의 망해가던 이란의 앙시앵레짐(구 정권), 노쇠한 86세의 알리 하메네이가 이끌던 기존 정권의 지도부 수십 명이 작전 첫날 ‘참수작전’으로 몰살당했지만, 미국·이스라엘이 기대했던 ‘정권 교체’나 ‘무조건 항복’ 대신에, IRGC 중심의 강경파가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막후의 실권을 장악한 2세대 혁명 엘리트들은 이란·이라크 전쟁과 중동 분쟁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비타협적이고 반미적인 노선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가장 나쁜 뉴스는 이번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일단락되건 간에, 새로운 지도부가 핵문제에서 위험한 도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일 것이다.
사망한 하메네이는 이념가였지만 독단적이지 않은 인물이었다. 불필요한 위험의 감수(이스라엘과의 전면전 등)를 경계하고, 전략적 논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 그는 2014~2015년 사이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핵합의(JCPOA)를 위해 협력할 의향을 보였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하마스와의 전쟁 참여에 주저했으며, 2024년 이스라엘의 공습(심야의 철퇴 작전)에 대한 대응에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비록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켰지만 핵무기 획득에 소극적이었고, 심지어 핵무기 보유에 반대하는 ‘파트와(Fatwa·종교적 칙령)’까지 발표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파트와’는 사라졌다. 이란은 이미 60% 고농축 우라늄 약 440㎏을 보유하고 있어 핵무기(최소 약 10발) 제조를 위한 상당한 물질적·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더욱 이념적으로 경직되고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는 새로운 지도부하에서 ‘핵무기 개발의 문턱’은 과거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궁극적 보장책으로 간주하는 군부 강경파는 핵문제에서 더욱 비타협적 태도를 보일 것이다. 요약하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으려 시작했던 전쟁이 오히려 이란의 핵개발을 부추기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공산이 높아 보인다.
北은 이란에 절실히 필요한 핵개발 파트너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4월 29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의 핵개발 접근법을 ‘북한식 모델’로 규정하였다. 그는 “북한이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일종의 방패로 활용하여 외부의 군사적 압박을 억제하는 한편, 핵무기 개발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 왔다”며, “이란 역시 주요 핵시설이 타격을 입은 후에도 핵무장 의지를 유지하면서, 재래식 방어망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란이 결코 ‘핵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권의 실세인 IRGC는 자신들이 미국·이스라엘의 정밀타격 능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절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취약성이 체제의 생존 논리를 자극한다. 그래서 이미 ‘핵무장 완성’을 달성하여 외부의 개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는 북한을 선망의 ‘롤모델’로 인식한다. 이러한 환경적 압박 속에서 이란은 핵개발의 취약 구간을 단축하기 위한 현실적 수단으로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4월 28일자 ‘북한은 이란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핵무장 친구’라는 칼럼에서 이란·북한 간 핵협력 커넥션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양국 간에는 이미 장기간 축적된 미사일 기술 협력 기반이 존재하며, 이는 기술 이전의 수준을 넘어 핵무장 가속화의 경로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여분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건 이를 은밀한 방식으로 이란에 이전할 수 있다. 나아가 핵탄두 소형화 기술, 미사일 탑재 설계, 지하 핵시설의 생존성 강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노하우까지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핵 관련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탐지 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농축시설 구축 단계를 생략하고, 보다 짧은 시간 내 핵무장에 접근할 수 있는 ‘핵개발 지름길’을 제공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결국 이러한 협력은 군사기술 교류를 넘어, 이란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제해 왔던 핵개발을 완성하여, 핵억제력을 기반으로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구상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란 커넥션은 지역 안보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핵확산 체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역사적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3년 7월 13일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모습. 화성-18형 기술의 이전은 이란이 완전한 핵투발 수단을 갖추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북한·이란 향후 핵협력 가능성
양국 파트너십은 무기 거래의 차원을 넘어 양국의 생존을 담보하는 전략적 파이프라인의 성격으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시기로 소급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당시 이슬람혁명 이후 서구의 방산시장에서 고립된 이란은 절박한 필요성에 직면해 있었으며, 북한은 이러한 이란의 안보 공백을 메워주는 유일하고도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적 공급원으로 급부상하였다.
초기에는 재래식 무기 판매에서 시작해 점차 탄도미사일 기술의 공동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이라는 고차원적인 협력 단계로 진화하였다. 북한은 이란에 완제품 미사일 외에도 설계도·핵심 부품·숙련 기술자를 파견했다. 이란이 그 대가로 제공한 현금·원유는 북한이 가혹한 제재 속에서도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는 든든한 자금줄이 되었다. 스커드-C에서 출발한 기술 계보는 노동미사일을 거쳐 샤하브-3, 에마드, 카드르로 이어졌다. 이란은 북한이 2005년 공급한 ‘무수단’을 모체로 ‘호람샤르-4’를 개발하여, 2000㎞ 이상의 사거리와 1.5t 고중량 탄두를 탑재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미 재무부는 2016년에 이란 관료들이 북한을 극비 방문하여 화성-15형 ICBM의 핵심 추진 체계인 80t급 로켓 부스터 개발에 직접 관여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란이 ICBM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하드웨어를 대부분 확보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제재가 강화될수록 북한·이란 관계가 더욱 밀착되는 역설적 구조 속에서, 40년에 걸쳐 구축된 전략적 파트너십은 양국 정권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상당수가 북한의 설계와 부품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실전에서 확인되었다. 일례로, 이란은 지난 3월 19~20일 밤(현지시간)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1발은 요격되고 1발은 약 3200㎞ 비행 후 낙하했다. 북한 무수단 계열의 ‘호람샤르-4’로 평가되는 이들 미사일은 북한·이란 미사일 협력의 실질적 결과물로 해석된다. 북한은 실전 데이터를 즉각 수집하여 자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탄두 개량에 반영하였다. 곧이어 4월에 북한이 실시한 확산탄(클러스터) 탄두 테스트는 이란의 전쟁수행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으로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과 지상 핵 인프라가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북한으로부터의 신속한 기술 지원은 이란 지도부에 가장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전력 복원 경로일 것이다. 북한은 이란이 파괴된 시설을 재건하는 단계에서 즉각 개입할 준비를 마친 상태로 평가된다. 역설적으로 이란이 경험한 정밀 타격의 공포는 핵무기 보유의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북한이 핵기술 이전의 조건을 더욱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특히 화성-18형 기술의 이전은 이란이 완전한 핵투발 수단을 갖추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분야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지상 핵 인프라가 파괴된 상황에서도 해상 기반의 확실한 2차 보복 능력을 확보하게 되어 억제력의 구도 자체가 달라진다. 핵협력의 스펙트럼은 완성된 핵탄두의 직접 구매에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 방사화학 분리 기술의 공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전후의 혼란은 ‘그림자 선단’과 유령회사 네트워크가 더욱 활발히 작동하는 ‘기회의 창’이 될 것이다.
북한·이란 연결고리는 ‘그림자 선단’
양국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는 제재의 감시망을 교묘히 우회하도록 설계된 ‘그림자 선단’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깃발 바꿔달기(re-flagging), 다중 국적의 불투명한 구조, 노후 선박의 재활용 등을 결합하여 제재 체제와 해상 거버넌스를 모두 무력화해 왔다.
운용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이란산 원유를 적재한 선박이 환적 거점에서 ‘깃발 바꿔치기’로 다시 출발하면, 현행 해상 감시 자산으로는 그 시점부터 최종 수취인이 북한임을 추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처럼 선박 국적이 손쉽게 ‘세탁’되는 환경 속에서 북한은 이란으로부터 석유·현금을 조달하고, 이란은 그 대가로 미사일 기술과 핵 관련 역량을 확보하는 교환 구조가 지속되어 왔다. 특히 이 선단은 에너지 밀수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더타임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핵탄두 90발 이상 분량의 핵물질과 고농축우라늄(HEU) 잉여분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소량의 핵물질을 이란산 석유의 밀수 네트워크 속에 숨겨 이란에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그림자 선단은 금융·보험·중개무역이 결합된 복잡한 생태계 위에서 작동한다. 특히 북한·이란 같은 국가들이 금융 시스템 접근성과 금융 서비스 자체를 핵확산 활동의 중심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어, 선박 나포나 군사 감시만으로는 핵·미사일 확산 차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늘날의 확산 네트워크는 대형 선적이나 직접 송금보다 소액 분산 결제, 복수 국적 위장회사, 우회 환적, 불투명 보험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며, 각각의 거래는 모두 ‘회색지대’에 숨어 적발을 비껴간다. 따라서 핵물질 이전을 차단하는 실질적 관문은 선적 검색보다 금융 생태계 교란이 되어야 하며, 이는 정보기관·재무당국·해양당국의 통합 운용 체계가 비확산 정책의 핵심 과제여야 함을 뜻한다.
‘핵 문턱 국가’의 치명적 취약성
북한·이란 핵협력이 현실화되는 순간 가장 즉각적이며 가시적인 파급 효과는 중동에서의 ‘핵 도미노’ 현상일 것이다. 사우디는 이란의 핵무장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핵개발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튀르키예·이집트·UAE 역시 핵옵션을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을 태세다.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변수는 중국·러시아가 보이는 사실상의 ‘전략적 방조’다. 양국은 북한·이란 핵기술 이전의 경로와 방식에 대하여 상당 수준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테지만, 이런 구도가 미국의 전략 자원을 분산시키고, 중동 개입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한, 적극적 차단에 나설 유인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능적 한계도 문제다. 이란이 국제사찰 체계를 무력화한 상황에서, 국제 검증 메커니즘은 작동 능력을 상실했다. 특히 북한이 구축해 온 정교한 제재 회피 네트워크와 결합될 경우, 핵물질 이동은 사전 탐지가 극히 어려운 ‘고도의 불투명’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한편 OEF는 북한의 전략적 손익 계산을 재편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즉 북한이 핵과 관련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역할로의 전환은 훨씬 고수익을 창출하는 경로가 된다. 이는 북한이 글로벌 핵확산 네트워크에서 능동적 행위자로 도약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러한 복합적 흐름은 한국·일본의 안보 딜레마를 질적으로 다른 수준에서 악화시킬 것이다. 이란이 북한산 기술로 단기간 내 핵무장을 완성하는 선례가 형성될 경우, 이는 동북아 동맹국들이 미국의 확장억제를 믿고 핵무장을 미뤄 왔던 전략적 자제력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사건이 될 것이다. 틀림없이 우리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의 순간’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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